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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몰빅(Small Big) 리뷰

望이 2019. 6. 11. 01:15

일반적으로, 자기계발서란 어떠한 목적달성을 위해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방법론을 제시하거나,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이를 좀더 구체화하는 예시와 근거로 독자에게 리마인드시키는 내용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스몰빅은, 후자의 탈을 썼지만 사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은 사실 앞부분 30페이지도 안돼 끝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빼는 법, 루틴만드는 법이나 잡다한 방법 등 일반 자기계발서 혹은 인터넷에 나오는 ~하기 클리셰들을 집어넣어서 200여페이지를 채워 출판사에 내놓은 것을 보면 아마도 이사람은 '1년에 책 n권 출판하기'라는 연목표를 세워서 어떻게서든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다.

 

여담이지만,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진 않지만 어릴땐 재미로 많이 읽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청소년들이 읽을만한 자기계발서들은 보통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7가지 습관 보다는 ㅇㅇ로 하버드가다, 아무개 케임브리지 입성기, 꼴찌 서울대가기 등등 대학입학 자랑류 서적이 인기가 좋았다. 아무렴 명문대가려고 그 책들을 읽었겠는가, 자랑글읽으면서 재미도 얻고 간접경험도 하고 그러려고 읽는거지. 근데 정말 명문대, 특히 해외에 있는 아이비리그에 들어간 사람들은 그렇게 꼭 인생의 승리자들인마냥 책을 써서 팔았다. 나이들고 생각해보면 대학입학은 진짜 시작중의 시작인건데.. 

 

아무튼, 책 내용으로 돌아가보자면, 책을 대충 다 훑었으니 리뷰를 쓰기위해서 공책에 챕터마다 요약글을 남겨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쓰다보니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챕터1에 써있는 예제부터 어이가 없었다.

 

" 카드빚이 $7000이면 비합리적으로 접근하여 $200씩 갚으면 그 다음 돈을 갚을 동기 부여가 된다."

 

먼저 $200을 갚았다치자. 그러면 $6800에서 우리는 정말 그다음을 갚을 동기가 생기던가? 이책의 내용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그것이다. '큰 목표를 세우고 루틴을 만든 후 시작을 하면 개선이 이뤄지며 이 개선을 통한 성공의 기분을 느끼는 것이 다음 행동에 대한 동기 부여로 이어진다'. 동기부여는 성공에서 오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이런 의문점을 가진다.

1.시작을 하면 동기부여가 될 정도로 즉각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인가? 

2.빚 $7000갚기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200~400달러를 갚는 정도의 행위로 성취감이 생기는가? 

3.동기부여가 될때까지 개선을 이뤄야 하고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이미 동기부여가 필요없는게 아닌가?

 

챕터2 내용은 이렇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면 이를 위해 짠 루틴에만 집중해라. 어떤 일에서 어느정도 성취를 이루어 자신감이 생기면 다른일에서도 자신감이 커지게 되어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인생에서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룬다. 그런데 왜 모두가 자신감이 넘치지 않나? 그 성취가 다음 행동을 유도하기에 너무 영향력이 작은 성취가 아닐까? 자신감이 생길만한 성취를 맛본 이들은 이미 동기부여방법을 찾지 않아도 꾸준히 자기의 할일을 하고 있을 테니 이런 조언이 쓸데가 없을것이고, 본인의 성취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달성해야할 목표가 있음에도 의지가 없는 이들에게도 이책은 쓸모가 없다. 작심삼일이란말이 왜 있겠는가? 작심을 하고 삼일을 했지만 그 작은 개선이 나흘까지 할 의지를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로 성공을 할때까지 그저 묵묵하게 일을 해야한다는 말인데, 그것이 자기계발서라고 책까지 써서 내야할 내용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화가 나는 것은, 나는 달성해야할 목표가 있고, 루틴을 구체적으로 짜놓고 조금씩 하고 있음에도 원하던것처럼 꾸준히 잘 되지가 않고,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성취도 변화가 크고, 더 나아가 꾸역꾸역 작업하여 작은 성취를 이루었는데도 그다음 Task를 하고싶은 동기가 전혀 부여되지 않아서 큰맘먹고 처음 산 자기계발서였는데 이런 잡소리를 돈주고 읽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든 예제도 맞지 않고 재미도 없었고, 소제목도 오류가 있었다. 목표는 비밀일때 달성하기 쉽다는 잘못된 믿음 이라는 소제목을 달아놓고 목표를 남에게 알리면 행동가능성이 낮아진다며 하지말라고 하고 있다.. 이건 출판사 번역 오륜지 싶다. 장점을 찾아보기위해 더 자세히 훑어봤는데, 스몰빅 사이클을 위해 의지가 강하지 않아도 할수있도록 방법을 제시하겠다면서 5단계에 장기적인 목표를 표시하기가 보인다. 분명히 챕터2에는 큰 목표를 세우면 달성하기에 버겁다고 느끼지 않도록 잊어버리라고 했는데...내가 어릴때 읽은 책들마냥 자기자랑이라도 재밌었으면 이정도로 쓰진 않았을 것을.. 

 

그래도 누군가 이 책을 읽고 각성하여 자신만의 루트를 짜서 목표를 달성하기를 바란다. 60억 인구중 한명이라도 있다면, 이책은 가치가 있는 글이겠지. 나에게는 실패했지만..

 

첫 리뷰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