望이 2013. 5. 10. 03:02

난 외국인 울렁증이 있다.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얘져 하고 싶은 말이 생각이 안난다. 유학도중에도 그런 특성때문에 회화 능력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사년이 지나고 난 후에야, 중국인과 대화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고 전화한통하기전 작문을 하던 습관 또한 사라졌다. 그렇다고 언어가 그만큼 늘어서 자유자재로 능숙하게 말할수 있게된 것도 딱히 아니었는데 적어도 내가 하고싶은말에 있어서 긴장때문에 잊어버려 못하는 경우는 없어졌다(몰라서 못하는 경우는 있어도).

비록 한자문화권의 중심지에 있었으나 서양사람들을 만나고 사귈 기회는 흔했다. 대학 들어가기 전에도, 내가 다녔던 언어회화학원은 한국인이 없는 곳이었고(한인타운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어를 배우려는 서양애들로 바글바글했다. 난 그곳에서 중국친구들과 어울리며 영어회화반에 들었는데, 딱히 뭘 배운 기억은 없고 중국어회화만 늘었다; 그때도 외국인 울렁증은 여전해서 용기를 내기가 참 힘들었다. 근데도 용케 친절한 미국할머니를 만나 같이 한식집에서 불고기도 얻어먹고 샤브샤브도 얻어먹었다. 물론 혼자는 못가고 중국친구 하나 뎃꼬. 하필이면 그 친절한 분은 여호와의 증인 성도였는데, 종교적인 논쟁을 하다 옆에 중국친구 제지로 중단되었다(이상하게 그때 영어가 술술 나온지라 매우 아쉬웠음). 

대학들어와서는 뭐, 사방이 외국인들이니까. 아 그래도 너무 힘들었다. 하루는 용기를 내어 초대받은 맥주파티에 갔는데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말을 할수가 없어서 맥주를 계속 홀짝댔다. 후엔 혀가 꼬여서 말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 긴장은 계속 되다가 BICF 모임에서 정점을 찍었는데, 크리스쳔 외국인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고 기도를 하는 자리였다. 세시간을 넘도록 긴장타면서 묻는말에 단답으로 대답만 하다가 집에 오고 두번 다시 나가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바보같을 수가 있나 싶은데.. 사실 지금도 별반 다르지가 않다.

외국어로 생각하고 말한다는 것은 왜 어려운걸까. 한국말은 이렇게나 잘 나오는데 말이다..아 사실 그건 또 아닌거 같다.. 요즘 말하려는 단어가 떠오르질 않아서..

영어 공부하다 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