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편리함/주관의 지배
2014년 3월 28일
望이
2014. 3. 28. 22:46
난 죄책감을 잊혀보내는 것에 익숙하다.
내 직무유기가 크지만 그것도 그냥 내탓이 아니라고 내 책임이 아니라고 애써 외면중이다. 할머니가 이런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 것은 나 때문은 분명 아니겠지만 , 또한 나 때문이기도 하다.. 엄마가 오기 전 했던 말을 생각하니, 정말 이건 나 때문인거 같네. 잘 할수 있을 것이라고, 이 일로 나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닥 스스로 나아진 것이 없다.
그러나 마음이 아프다. 또 이건 왜 아픈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언제부터 할머니를 그렇게 사랑했다고.?
부담스럽고 귀찮고 짜증났지만, 정작 할머니없는 이 집에서 혼자 살 생각을 하니 왜 이리 두려운 걸까? 혼자 안 살아본 것도 아니고.. 늘 그게 더 편했고 계속 바래왔던 것인데 말이다.
난 27살, 집 떠난 내 고등학교시절이래 거의 처음으로 엄마아빠가 내 곁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다시 아이로 퇴보한 듯한 이 기분. 이 불안함과 두려움 도대체 누구에게 털어놔야 위로가 될 지 모르겠다.